평창동계올림픽 남북한 단일팀 출전은 규정상 가능한 일인가

 91년 지바 세계대회 여자단체전 정상에 올랐었던 탁구 남북단일팀 '코리아'. source:월간탁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추진 발언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세계태권도대회 개막식에서의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제안으로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성사 여부가 이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남북한 선수가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문제는 북한 정부에 대해서 이전 정부와 비교해 덜 적대적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였음에도 남북한 간의 정치 관계와 결부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 스포츠계와 관련하여 해결하여야 할 과제들이 있다는 점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는 이와 관련하여 남북한 간의 정치적 군사적 문제와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제외하고 스포츠 규정 측면에서 과연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출전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종목별 남북 단일팀 출전은 종목 국제경기단체(IF)의 규정에 따른 결정(승인)이 우선 있어야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 출전과 관련한 모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남북한 선수단을 하나의 선수단으로 통합하는 방안, 종목별로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 우리 대표팀에 북한 선수가 일부 참가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단을 하나의 선수단으로 구성하는 방안은 현행 IOC 헌장(Olympic Charter) 관련 규정상 어렵다. IOC헌장에 의하면 올림픽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팀은 각 국 올림픽위원회(NOC)가 자신의 이름으로 파견하는데 대한민국과 북한의 각 NOC가 통합한 새로운 NOC가 구성될 수 없는 관계로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처럼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합동 입장이 가능할 뿐이다.

IOC 헌장과 IF 규약의 선수 국적 등 관련 규정상 단일팀 구성 또는 북한 선수 참가는 어려워

종목별로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는 문제도 관련 규정상 어렵다. 위에서 보듯이 IOC헌장의 규정상 대표팀은 IOC 가맹 NOC가 파견하여야 하는 원칙상 단일팀으로 참가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또는 북한 NOC가 파견하여야 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 선수의 국적 문제가 제기된다. 올림픽에서의 종목별 선수 출전은 국제경기단체(IF)의 규정상 선수 자격 요건에 따라 IF가 결정하고 IOC가 승인하는데 IOC 헌장(제41조 선수의 국적)과 종목별 IF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NOC 파견 국가대표팀으로 출전하는 선수는 그 국가의 국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IF 관련 규정에 따라 올림픽에 출전자격이 있는 국가의 국적을 일정기간 또는 계속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규약 중 '선수 자격 조항' source: IIHF

대부분의 IF는 남북한 단일팀 구성의 사례에 적용되는 예외 규정을 갖고 있지 않다. 규정대로라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자격을 갖고 있지 않은 종목의 북한 선수는 남북한 단일팀의 구성 여부와 상관없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규약도 마찬가지어서 남북단일팀 구성 논의가 있는 여자아이스하키도 북한은 출전권을 얻지 못해 규정상으로는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기 어렵다. 1991년의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남북한 단일팀이 구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북한이 대회 출전 자격을 갖춰 국제탁구연맹과 국제축구연맹의 특별한 결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IF와 IOC가 집행위원회 또는 총회에서 규정의 예외에 해당하는 특별한 결정을 내리면 가능할 수 있겠으나 북한이 출전자격을 갖추지 못한 종목의 경우에는 다른 국가의 협회와 NOC가 이에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는 모르겠다.


우리 대표팀에 북한 선수가 일부 참가하는 방안도 위에서 보듯이 IOC 헌장과 IF 관련 규정상 출전 선수의 국적 문제가 결부되기 때문에  IOC와 IF의 특별한 결정이 없는 한 규정상은 어렵다 할 것이다.

아래는 남북한 단일팀이 출전한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관련 동영상이다.
아무쪼록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한 정부의 어떠한 정치적 사심이 개입되지 않는 순수한 남북한 스포츠 교류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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