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TOTAL SPORTEK의 '25 World's Most Popular Sports' 기사에 의하면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 종목은 축구입니다. 최고 인기 덕택에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다국적) 산업이 되었고, 축구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글로벌 회사와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세계 축구는 국제축구연맹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식 카르텔 구조로 조직화했습니다. 각국의 축구 역시 국제축구연맹의 회원인 축구협회를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식 카르텔 구조입니다. 그러한 카르텔 구조가 축구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지만, 한편으로는 독점으로 인한 여러 폐해를 낳기도 했습니다. 부정부패 추문, 선수 인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바로 그러한 폐해의 대표적 예입니다. 축구 경기도 스포츠로서 규칙(Rule)에 따라 진행되지만, 축구 조직·행정의 거버넌스와 중계권·스폰서십 등 마케팅 활동도 규칙에 따라 이뤄집니다. 1904년 국제축구연맹이 설립된 이래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축구 거버넌스와 마케팅을 규율하는 규범이 체계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축구 경기 규칙에 대해서는 웬만한 축구 팬도 잘 알고 있지만, 축구 팬뿐 아니라 축구인도 이러한 축구의 거버넌스와 마케팅에 관한 규정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거나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축구와 법(LAW)의 관계 측면에서도 거버넌스와 마케팅에 관한 법적 이슈나 주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봅니다. 아마도 축구 거버넌스와 마케팅에 관한 규정을 포함한 축구와 법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자료가 없기 때문일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필자는 스포츠 법·정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축구와 관련한 이슈 및 사건·사고에 관한 법적 고찰을 지속적으로 하고, 축구 월드컵에 관한 저서를 발간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에 앞서 축구 팬과 축구인이 축구와 법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책을 출간하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한 생각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남북한 선수가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문제는 북한 정부에 대해서 이전 정부와 비교해 덜 적대적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였음에도 남북한 간의 정치 관계와 결부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 스포츠계와 관련하여 해결하여야 할 과제들이 있다는 점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는 이와 관련하여 남북한 간의 정치적 군사적 문제와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제외하고 스포츠 규정 측면에서 과연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출전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종목별 남북 단일팀 출전은 종목 국제경기단체(IF)의 규정에 따른 결정(승인)이 우선 있어야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 출전과 관련한 모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남북한 선수단을 하나의 선수단으로 통합하는 방안, 종목별로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 우리 대표팀에 북한 선수가 일부 참가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단을 하나의 선수단으로 구성하는 방안은 현행 IOC 헌장(Olympic Charter) 관련 규정상 어렵다. IOC헌장에 의하면 올림픽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팀은 각 국 올림픽위원회(NOC)가 자신의 이름으로 파견하는데 대한민국과 북한의 각 NOC가 통합한 새로운 NOC가 구성될 수 없는 관계로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처럼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합동 입장이 가능할 뿐이다.
IOC 헌장과 IF 규약의 선수 국적 등 관련 규정상 단일팀 구성 또는 북한 선수 참가는 어려워
종목별로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는 문제도 관련 규정상 어렵다. 위에서 보듯이 IOC헌장의 규정상 대표팀은 IOC 가맹 NOC가 파견하여야 하는 원칙상 단일팀으로 참가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또는 북한 NOC가 파견하여야 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 선수의 국적 문제가 제기된다. 올림픽에서의 종목별 선수 출전은 국제경기단체(IF)의 규정상 선수 자격 요건에 따라 IF가 결정하고 IOC가 승인하는데 IOC 헌장(제41조 선수의 국적)과 종목별 IF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NOC 파견 국가대표팀으로 출전하는 선수는 그 국가의 국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IF 관련 규정에 따라 올림픽에 출전자격이 있는 국가의 국적을 일정기간 또는 계속적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규약 중 '선수 자격 조항' source: IIHF
대부분의 IF는 남북한 단일팀 구성의 사례에 적용되는 예외 규정을 갖고 있지 않다. 규정대로라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자격을 갖고 있지 않은 종목의 북한 선수는 남북한 단일팀의 구성 여부와 상관없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규약도 마찬가지어서 남북단일팀 구성 논의가 있는 여자아이스하키도 북한은 출전권을 얻지 못해 규정상으로는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기 어렵다. 1991년의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남북한 단일팀이 구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북한이 대회 출전 자격을 갖춰 국제탁구연맹과 국제축구연맹의 특별한 결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물론 IF와 IOC가 집행위원회 또는 총회에서 규정의 예외에 해당하는 특별한 결정을 내리면 가능할 수 있겠으나 북한이 출전자격을 갖추지 못한 종목의 경우에는 다른 국가의 협회와 NOC가 이에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는 모르겠다.
우리 대표팀에 북한 선수가 일부 참가하는 방안도 위에서 보듯이 IOC 헌장과 IF 관련 규정상 출전 선수의 국적 문제가 결부되기 때문에 IOC와 IF의 특별한 결정이 없는 한 규정상은 어렵다 할 것이다.
아래는 남북한 단일팀이 출전한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관련 동영상이다.
아무쪼록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한 정부의 어떠한 정치적 사심이 개입되지 않는 순수한 남북한 스포츠 교류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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