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AF 성판별 규정, 이유있는 성 구별이냐 부당한 성 차별이냐

인도 육상 여성 선수 듀티 찬드. Indiatimes 

세계육상연맹(IAAF)의 안드로겐과잉증 여성선수 출전 제한 룰, 9월까지 잠정 효력 정지

통상의 여성 선수와 달리 남성호르몬 수치가 남성에 가까운 여성 선수의 대회 참가를 제한했던 세계육상연맹(IAAF) 규정(IAAF Regulation Governing Eligibility of Females with Hyperandrogenism to Compete in Women’s Competition, 'Hyperandrogenism Regulation')의 효력 정지 기간이 2개월 연장, 올해 9월까지 그 효력이 정지된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인도육상연맹, 듀티 찬드 선수와 IAAF 사이의 중재 사건 관련하여 잠정처분으로 위 규정의 적용을 중지하고 IAAF에게 여성선수의 증가된 남성호르몬(테스테스토론) 단계와 경기력 사이의 정량적 상관관계(quantitative relationship)를 입증하는 증거를 제출하도록 한 2017. 7. 24. 의 기한을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포츠중재재판소, IAAF Hyperandrogenism Regulation 9월까지 과학적 증거 제출하지 못하면 바로 효력 상실


이로써 듀티 찬드 선수는 당분간 국내외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고, IAAF가 9월말까지 어떠한 과학적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다면 Hyperandrogenism Regulation은 바로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국제적 스포츠의학 전문 저널 '브리티시 저널 오브 스포츠 메디신'에 남성호르몬과 경기력 향상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논문이 실려 향후 IAAF 등 규정의 효력을 주장하는 측의 입증 노력이 어떨지 주목을 받게 될 것 같다. 이와 관련한 조선일보 기사 : 남성호르몬 때문에...여자육상계 '발칵'


2014년 아시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 200미터와 4×400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인도 출신의 아시아 정상권 여성선수인 듀티 찬드는 2014년 남성 호르몬 측정(성별 검사라고도 한다. gender-test)에서 남성호르몬(테스테스토론) 수치가 남성과 같은 범위에 있다는 이유로 인도 국가대표에서 제외됐다. 이에 듀티 찬드는 CAS에 IAAF 규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중재 신청을 제기하였고, 2016. 7. CAS가 과학적 연관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7. 7. 24. IAAF의 입증 자료 제출일까지 잠정적으로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내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아래는 듀티 찬드의 관련 영상이다.




스포츠계에서 외모는 여성이나 실제는 남성과 가깝거나 남성이라고 의심받은 여성 선수에 관한 사례는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스포츠의 공정성 측면에서 남성에 가까운 운동능력을 보이는 여성선수의 여성부 출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1936 베를린 올림픽에서도 남성으로 소문이 난 여성선수들의 사례도... 스포츠 선수의 여성관에 대한 기준은 국제 스포츠계의 오래된 숙제

1936 베를린 올림픽에서 육상 여자 100미터 금메달리스트인 헬렌 스티븐슨(오른쪽, Helen Stephens)과 은메달리스트 스텔라 월쉬(Stella Walsh). 당시 둘은 남성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게티 이미지

이에 IAAF가 2011. 5. 1.자로 국제 스포츠계에서 처음으로 이른바 여성 판별(Gender Verification)을 위한 절차와 판단 기준을 규정한  Hyperandrogenism Regulation 을 제정 시행하여 남성 호르몬이 남성과 같은 여성 선수는 여성부로 출전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규정에 대해 그동안 찬반 논란이 있었고, 듀티 찬드 선수가 CAS에 중재 신청을 제기함으로써 이 규정에 대한 법적 판단이 이뤄지게 됐다. 그동안 CAS 중재절차와 언론에선 찬반 입장에 따라 규정의 당부에 관한 근거가 제시됐는데, 규정의 존속을 옹호하는 측에선 남성호르몬이 경기력과 상관관계에 있으므로 여성 선수간 경쟁의 공정성을 위해선 불가피한 제한이라고 한 반면에, 규정의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선 상관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인위적인 아닌 자연적이고 선천적인 경우에 남성선수에겐 남성호르몬 수치의 과다 문제를 삼지 않는 반면에 여성선수에게만 문제삼는 것은 또 다른 성차별이라는 주요 논거를 제시했다. 


스포츠에서 선수로서의 여성을 바라보는 기준, 여성관이 이번 기회에 제대로 정립이 될지 아니면 단지 규정의 당부만 판단돼 여성 차별의 불씨를 계속 남겨둘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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