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축구 한일전 '독도 세레머니' 사태 교훈 벌써 잊었나


김연경 선수 신발에 '대한독립만세' 문구가 새겨진 테이프가 보인다. 조선일보/김연경 인스타그램

스포츠에서의 경기 룰 준수는 국민 감정에 앞서는 본질적 의무 사항이다 

최근에 프로배구 김연경 선수의 신발에 '대한독립 만세' 문구가 새겨진 테이프가  붙여진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15일 광복절에 필리핀 알론테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여자배구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 선수의 위 테이핑 경기화를 한 네티즌이 포착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는데, 광복절에 맞춰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그런데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연경 선수에 대한 칭찬과  관심만 있었지 경기화 테이핑에 대한 문제, 경기 룰 위반을 지적하지 않았다.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경기 룰을 따라야 하는 스포츠 측면에서는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었다.

스포츠에서의 개인 집단 국민적 의사 표시 행위 금지는 국제 스포츠 룰의 원칙

국제 스포츠계는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성 내지 순수성을 위하여 경기에서 선수의 이른바 의사 표시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원칙을 규율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 스포츠 거버넌스는 관련 규정에서 이와 관련한 조항을 두고 있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징계를 내리도록 하고 있다.

우리가 이러한 국제 스포츠계의 기본 원칙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된 것은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 때이다. 경기 종료 후 우리 선수 중의 한 명이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경기장을 돌았는데 이 행위에 대해 IOC와 FIFA는 규정 위반을 이유로 선수에게 징계를 내렸다.



우리로선 '독도는 우리땅'과 '대한민국 독립 만세'의 내용이 정당하고 국민 감정에 부합한다. 그러나 스포츠 경기에서의 그 내용의 표시 문제는 그 스포츠 경기를 규율하는 경기 룰에 따라야 한다. 스포츠는 경기 참가 팀이나 개인의 국민적 감정에 앞서고 그 영향을 배제하는 객관성이나 공평성을 기해야 하는데 경기에서 의사 표시를 제한하지 않는다면 스포츠는 신체적 경쟁이 아닌 국민 감정의 전쟁이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국제 스포츠 거버넌스는 이러한 무분별한 의사 표시를 엄격히 제한하는 룰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김연경 선수가 뛰고 있는 종목 배구의 경우에도 국제배구연맹(FIVB)은 관련 규정에서 의류나 경기화 등에서 허용되는 제조사 로고나 국가 상징 등을 제외하곤 스티커나 테이핑 등을 일체 허용하지 않고 있다. 아래 FIVB 규정에서 '경기화' 관련하여 규정한 사항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FIVB의 event regulations(2017년판)의 경기화 광고 규정

스포츠에서의 규정 위반의 민족적 감정 의사표시는 선수나 대표팀에게 마이너스

위 규정에 의하면  김연경 선수의 경기화 테이핑은 명백히 규정 위반이다.  국제배구연맹과 아시아배구연맹이 이 문제를 인지하게 되면 분명 문제를 삼을 수 있는 사안이다.  당시 대회 관계자가  테이프를  목격하지 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국내에서의  언론 보도로  김연경 선수가 자칫 의도하지 않은 논란의 대상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가 이러한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규정에 위반하는 의사표시를 하게 되면 선수나 대표팀은 분명 징계 등 불이익을 당할 것이다. 이는 선수나 대표팀에게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지만 국제 스포츠계가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선수가 그러한 규정 위반의 언행을 하는 것에 대해서 주의를 주거나 격려하는 것을 삼가야 하는 이유다. 런던올림픽 독도 세레머니 사태 때 문제를 냉철하게 살피지 않고 국회에서 지나치게 국민 감정적 측면에서 이를 다뤘던 일이 과연 적절했었는지를 되새결 볼 일이다(아래는 이와 관련한 당시 국회 영상이다).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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