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레거시'는 IOC의 올림픽대회 판매 전략(상술)이었나

IOC 인터넷 사이트의 '올림픽 레거시' 페이지. IOC 사이트

언제부터인가 미디어나 스포츠계에서는 '올림픽 레거시 Olympic Legacy'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국문으로  '올림픽 유산'으로 번역되는데 올림픽 대회가 올림픽 개최지에 남긴 유무형의 산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올림픽 레거시란 단어를 주창하는 측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올림픽대회 개최도시, 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등이다. IOC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별도의 올림픽 레거시 페이지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https://www.olympic.org/olympic-legacy). 바로 올림픽대회 개최의 긍정적 효과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이유이다.

올림픽 레거시란 스포츠, 사회, 환경, 도시, 경제적 측면의 올림픽 개최 효과...

올림픽 레거시는 다섯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는데 스포츠 유산(sporting legacy), 사회 유산(social legacy), 환경 유산(environment legacy), 도시 유산(urban legacy), 경제 유산(economic legacy)이다.

IOC가 제공하는  '올림픽 레거시 브로셔' 기재에 의거하여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스포츠 유산은 경기장과 시설, 스포츠 활동 붐업을, 사회 유산은 문화 교육 사회 정치 분야에서의 행동 의식의 변화를, 환경 유산은 개최지 도시 환경 개선 및 환경 관심 제고를, 도시 유산은 올림픽 개최를 위한 교통 개선과 도시 미화를, 경제 유산은  경제활동 기회 증대를 각 말한다.

IOC의 2016년 5월 업데이트 '올림픽 레거시 보고서'는 지난 동하계 올림픽대회와 관련한 구체적 올림픽 레거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예를 하나 들면 지난 2016 리오 올림픽과 관련하여서는 대중 교통 수단 시설의 확대, 하수도 및 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대한 투자 등이다.

전두환 정권에서 유치하고 노태우 정권에서 개막한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과 관련한 레거시로는 무엇을 들 수 있을까?  스포츠 유산으로는 잠실종합운동장 등 경기장 시설, 도시 유산으로는 88올림픽도로를 들 수 있겠다. 그런데 당시에는 언론에서 올림픽 레거시란 말이 사용된 적이 없다.

런던시의 2012 런던올림픽 개최 계획에서 올림픽공원 개발 관련 '올림픽 레거시' 유치 전략 사용 

이벤트에 관한 '레거시'란 단어는 오래전 부터 사용됐고 IOC 올림픽 헌장(Olympic Charter)에도 레거시 단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올림픽 레거시란 단어가 올림픽 유치 플랜에서 주요 워딩으로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은 2012 올림픽 개최지 선정 절차에서 런던올림픽 유치위원회가 국내적으로 2012 올림픽 개최의 타당성을 어필한 때이다. 2004년 올림픽 유치 신청 당시에 런던시는 낙후된 런던 동쪽 스트라포드 시 올림픽 스타디움 부지와 주변을 2012 올림픽 개최를 통하여 개발하는 청사진에 올림픽 레거시 전략을 내놓았고 2006년에는 올림픽 공원 개발 마스터 플랜을 공표하고 2010년에 이 개발을 매니징하는 '올림픽공원 레거시 회사(the Olympic Park Legacy Company)'를 설립했다.
한창 개발 중인 때의 런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공원' 일대 모습. onvillage.com

2012년 '런던 레거시 개발 회사(the London Legacy Development Corporation)'가 위 올림픽공원 레거시 회사로부터 업무를 이전받아 개발 업무를 진행하였고, 지난 3년 동안 본격적인 개발 사업으로 현재 올림픽공원 일대는 '상전벽해'가 되었다. 아래 동영상은 올림픽공원 일대가 지난 3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준다(business insider uk).


IOC, 올림픽대회 개최 부정적 인식 확대 시점에서 '올림픽 레거시' 홍보에 열중하기 시작해

2000년대에 들어서 올림픽대회 개최 비용의 과다 문제와 올림픽 개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대로 유치 신청하는 올림픽대회 유치 후보도시가 줄어들고 유치 신청했던 후보도시가 국내 여러 문제로 유치 신청을 철회하는 등 IOC를 긴장하게 만드는 케이스들이 발생했다. 이번에 IOC가 2024 하계올림픽 유치 후보도시인 파리와 LA를 설득하여 2024 하계올림픽 개최도시로 파리를, 2028 하계올림픽 개최도시로 LA를 동시에 선정한 사정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IOC로서는 올림픽대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대를 막고 올림픽대회 유치 개최의 타당성을 밝힐 이론적 근거가 필요하였다. IOC가 올림픽대회 유치 개최의 타당성 어필을 위해 '올림픽 레거시'를 런칭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2013년도에 제작하여 공표한 '올림픽 레거시 브로셔'의 기재를 보면 '올림픽 레거시'가 올림픽대회의 유치 개최의 명분을 위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아래 사진 참조).
올림픽 레거시의 기능과 역할을 소개하는  브로셔의 한 페이지다.


많은 연구결과와 개최도시들의 올림픽 후유증이 올림픽 레거시의 한계를 보여줘

문제는 이러한 '올림픽 레거시' 전략이 실제 유치 개최 도시에게 그와 같은 긍정적 효과를 주는 것을 보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IOC도 올림픽 개최지 선정 절차에서 유치 후보도시들이 제출하는 비드파일에 올림픽 레거시 관련 내용을 적도록 하고 있으나, 기존 개최도시들의 올림픽대회 이후 상황을 보면 올림픽 레거시는 그야말로 플랜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2016 하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브라질 리오의 현재 재정적 사정을 보면 올림픽 레거시는 올림픽대회 유치를 위한 명분을 제공하는 대내외적 상술에 불과하다고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소지를 주고 있다. 올림픽대회 유치의 '올림픽 레거시'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연구결과를 보여주는 해외 논문도 상당수 보인다[예를 들면 해외 저널지 'Economic Letters 122(2014)'에 실린 논문 'Olympic Games:No Legacy for sports' (저자 Jose L. Contreras 외 1)의 결론은 올림픽 개최는 개최지 국가에게 예상보다 더 많은 메달을 안겨주지만 그 효과는 개최 이후 바로 사라진다는 것이고, 'Economic Inquiry vol. 50, No. 3, July 2012'에 실린 논문 'SHOULD CITIES GO FOR THE GOLD? THE LONG-TERM IMPACTS OF HOSTING THE OLYMPICS'(저자 STEPHEN B. BILLINGS 외 1)은 올림픽 개최의 총체적 효과는 제한적이고 도로나 공항에 대한 투자가 개최도시에게 장기적 성장에 도움을 줄 뿐이라는 취지의 결론을 내린다].

리오올림픽 관련 기사 :
AP Analysis: Rio de Janeiro Olympics cost $13.1 billion
The Rio Olympics were a financial disaster and it keeps getting worse

최근에는 지난 1996 아틀란타 올림픽의 테니스 경기장을 철거하고 부지는 매각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는데, 올림픽대회의 대표적 유산인 경기장이 경제적 이유로 철거되는 현실은 '올림픽 레거시'를 실현하고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보여준다. 아래는 그 철거 장면이다.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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