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충돌 '승부조작'인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와 어느 코치의 국가대표 동료 최민정 선수 등에 대한 카카오톡 뒷담화가 '승부조작' 논란을 빚고 있다. 인터넷 언론매체 '디스패치'의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심 선수와 코치간 카카오톡 대화의 최 선수 등에 대한 비하성 표현에서, 2018년 2월 22일 저녁에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미터 결승전 심 선수와 최 선수가 코너링에서 충돌로 넘어진 상황을 심 선수가 일부러 초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 나오면서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디스패치 기사 : [D-eye] "평창 금메달이 창피해"…심석희, 국가대표 조롱 논란

먼저 '승부조작'의 정확한 의미부터 알아보자. 국제 스포츠계에서 '승부조작'은 Competition Manipulation 또는 Match-fixing으로서 "an intentional arrangement, act or omission aimed at an improper alteration of the result or the course of a sports competition in order to remove all or part of the unpredictable nature of the sports competition with a view to obtaining an undue benefit for oneself or for others"라고 정의한다(Council of Europe Convention on the Manipulation of Sports Competitions, 2014). 국문으로 번역하면, "자신이나 타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기 위할 의사로써 스포츠 경기의 예측 불가능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기 위하여 경기의 결과 또는 과정의 부적절한 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의도적인 약속, 행동, 또는 탈락"이다.

반칙(foul 또는 infringements)과 승부조작이 다른 점은 반칙은 규칙 위반에 의해서 발생하나 승부조작은 규칙 위반이 아닌 행태로도 발생하고(일부러 저주는 경우가 대표적), 반칙에는 경기 결과나 과정의 비정상적인 변경의 의도가 없으나 승부조작은 경기 결과나 과정의 비정상적 변경 의도하에서 일어난다(쇼트트랙의 경우 과도한 승부욕에 의한 상대선수 진로방해는 반칙에 불과하지만 상대선수 입상을 방해하거나 반대로 입상을 도와주기 위한 진로방해는 반칙에 더하여 승부조작이 성립될 수 있음). 다만,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경기 중 반칙에서 승부조작의 혐의를 찾기는 쉽지는않다.  

그런데 반칙을 한 선수가 반칙을 의도적으로 했고 그러한 반칙이 상대선수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고 다른 선수에게 이득을 주기 위한 의사로써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경기 전이나 경기 후의 정황과 사정이 나온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단순한 반칙이 아니라 승부조작의 의도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긴다.

언론에 보도된 심석희 선수와 코치의 카카오톡 대화 중 문제의 경기 여자 1000미터 경기가 열리기 전 2월 11일부터 16일 사이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2월 11일 코치의 "힘 남으면 브래드버리 만들자" 문자에 심 선수는 "ㅋㅋㅋ응응" 답을 하고, 이틀 후 13일에도 코치의 "브래드 만들던지 우리가 하던지 둘 중 하나" 문자에 심 선수는 "ㅇㅇㅇ"답을 한다. 2월 14일 대화에서 둘은 최민정을 거론하며 브래드버리 만들자는 문자를 주고 받고, 2월 16일에도 둘은 최민정을 비하하며 다시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자라는 문자를 주고 받는다. 여기서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미터 종목 결승전에서 꼴찌로 달리다가 앞선 안현수, 안톤 오노 선수 등이 연쇄 충돌로 어부지리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위 문자 대화만 놓고 보면 심 선수와 코치는 최민정이 참가한 경기에서 브래드버리 선수의 사태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최 선수와 충돌하거나 충돌로 최 선수를 넘어지게 하려는 계획을 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제 경기에서 심 선수와 최 선수의 충돌이 발생한다. 문제의 경기 충돌 장면은 어떨까? 아래 영상은 2018년 2월 22일 저녁 여자 쇼트트랙 1000미터 결승전 문제의 충돌 장면을 느린화면으로 편집한 것이다. 


문제의 경기 영상을 보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서는 심 선수가 의도적으로 최 선수와 충돌을 야기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심 선수의 의도성을 인정하기에는 분명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경기 후 심 선수와 코치의 카카오톡 대화 문자다. 이 경기 직후인 2월 23일 새벽 2시 심 선수와 코치는 아래와 같은 문자를 주고 받는다.


둘은 문제의 충돌과 관련하여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나누는데, "후련하겠다. 최고였어", "오빠가 심판이었음 민정이 실격"이라는 코치의 문자에 심 선수는 "ㅎㅎ"라는 문자로 답한다. 올림픽 결승전에서 불행한 선수간 충돌로 입상하지 못하고 더군다나 국가대표 동료 선수와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이다. 충돌에 대하여 둘은 일말의 안타까워하는 마음도 갖지 않고 있고 오히려 충돌에 의해 최 선수가 입상하지 못하고 3관왕이 되지 못하는 것을 기뻐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심 선수가 승부욕 탓에 최 선수와의 충돌을 야기한 단순한 반칙(infringement)인지, 아니면 최 선수에 대한 악감정 내지 반감으로써 코너링에서 자신을 앞서 나가는 최 선수를 일부러 넘어뜨린 것인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경기 전후 둘 사이의 문자 대화 의미는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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