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법] '2. 선수계약 및 등록' 중 '선수계약의 법적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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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의미에서 선수 계약(Player Contract, Player Agreement)이란 선수가 계약 당사자로서 계약 상대방과의 사이에서 법적 구속력 있는 권리와 의무를 설정하는 합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선수 계약은 목적과 내용, 계약 상대방 등에 따라서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다. 광고 계약이나 후원 계약도 선수 계약이라고 부를 수 있으나, 좁은 의미이자 대표적인 유형은 구단(클럽)과 소속 선수로서의 권리·의무 사항을 정하여 체결하는 계약이다. 여기서는 클럽과의 사이에서 체결하는 선수 계약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다른 계약 유형은 관련되는 분야에서 설명한다.

축구에서 선수 계약이란 선수와 클럽이 선수의 클럽 입단, 훈련 및 경기 출전, 연봉, 이적 등 사항에 관한 권리 및 의무 사항에 관하여 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라고 정의할 수 있다. FIFA 선수 지위 및 이적에 관한 규정(Regulations on the status and transfer of players, 이하 ‘FIFA RSTP’)은 선수 계약을 ‘Player’s Contract’ 라고 표기한다. 프로축구연맹 선수 규정은 선수 계약을 ’프로계약‘으로 표기한다.


《요식계약》

계약은 그 성립의 형태와 관련하여 요식(要式)계약과 불요식(不要式) 계약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성립에 일정한 방식이 요구되는 계약을 요식 계약이라 한다. 예를 들면 계약이 당사자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된 경우에 한하여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에 그와 같은 아무런 방식을 요구하지 않고 당사자 사이에 합의만 있으면 성립하는 계약을 불요식 계약이라고 한다. 우리 민법의 일반원칙인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르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계약은 불요식이다. 

축구에서 선수 계약은 요식계약일까, 불요식계약일까. FIFA 선수 지위 및 이적에 관한 규정(RSTP)은 “클럽과 서면 계약을 체결하고 축구 활동으로 소요되는 비용 이상의 보수를 받는 선수가 프로축구 선수이고 그 외 모든 선수는 아마추어 축구선수로 간주한다”라고 정의하고(제2조 제2항), 아래와 같이 프로축구 선수를 클럽 소속으로 축구협회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선수계약서 사본이 제출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8. Application for registration 

The application for registration of a professional must be submitted together with a copy of the player’s contract. The relevant decision-making body has discretion to take account of any contractual amendments or additional agreements that have not been duly submitted to it. 

KFA 등록규정은 프로선수(K리그1, K리그2)의 등록에 관하여 클럽이 프로축구연맹에 신청하는데 구단과 정식 계약한 선수에 한하여 등록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등록을 위하여 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하는 서류는 프로축구연맹의 심의를 득하고, 서면으로 제출하여야 하는 서류는 프로축구연맹을 통해 KFA에 제출해야 한다(KFA 등록규정 제21조).

프로축구연맹 선수규정은 클럽과 선수 간의 프로계약은 연맹이 정한 프로축구선수 표준계약서에 따라 체결하고, 체결된 계약서는 정본 2부를 작성하여 연맹과 협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프로축구연맹 선수규정 제1조).

클럽으로부터 계약 승인신청을 접수한 연맹은 이의가 없는 한 지체 없이 계약을 승인하고 이를 공시하여야 한다(프로축구연맹 선수규정 제4조). 

신인선수 계약 및 등록과 관련하여서는 클럽은 신인선수와 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서를 포함한 관계서류를 연맹에 제출하여야 한다(프로축구연맹 선수규정 제13조).

이적과 관련하여서는 양수 클럽은 이적확인서, 이적합의서와 함께 계약서를 첨부하여 연맹에 이적 선수로 등록 공시를 신청하여야 한다(프로축구연맹 선수규정 제21조 제7항).

실무상 사용되는 프로축구선수계약서는 클럽과 선수가 4부 작성하여 프로축구연맹의 승인을 받은 후 클럽, 선수, 연맹, 협회가 각 1부씩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클럽과 선수는 연맹, 협회, AFC, FIFA에 대해서 연맹과 협회에 송부한 계약서의 내용만 주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 12. 22. 개정한 「스포츠산업 진흥법」 제18조의 2에 따라서 2021. 6. 3.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1-32호로 「프로스포츠 표준 선수계약서」를 마련하여 프로스포츠단에 그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축구 프로스포츠 선수계약서」는 부록에서 첨부한다.

위에서 살펴본 FIFA, KFA, 프로축구연맹의 규정과 실무상 사용하는 계약서 내용을 보건대, 프로축구 선수와 클럽 간 선수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계약서 형태로 체결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프로축구 선수 계약은 요식계약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비전형계약》

계약의 유형으로서 선수 계약은 이른바 비전형(非典型) 계약으로 볼 것이다. 계약을 전형계약과 비전형계약으로 나눌 때, 전형계약은 민법 등 관계법령에 규정되어 있는 계약을 말하고 관계법령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계약을 비전형계약으로 부른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 관계가 복잡하여 민법이나 다른 법률이 제대로 규율하기 어려운 계약 형태가 발생한다. 시설대여(리스)계약, 방송출연계약, 광고계약, 출판계약 등이 대표적이고 선수 계약도 여기에 포함한다. 민법상 특별한 이름이 붙여져 있지 않다는 의미로 ’무명계약‘이라고도 하고, ’현대 계약‘이라고도 부른다. 

계약 분쟁에서 계약의 해석 및 적용의 근거 법률 조항은 법원(法源)이 된다. 전형계약에 해당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민법 등 관계 법령 조항에 근거해서 그 해석 및 적용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데, 비전형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계약에 대해서는 전형계약 관계 법령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시설대여(리스)는 시설대여 회사가 대여시설 이용자가 선정한 특정 물건을 새로이 취득하거나 대여받아 그 물건에 대한 직접적인 유지·관리책임을 지지 아니하면서 대여시설 이용자에게 일정기간 사용하게 하고 그 기간 종료 후에 물건의 처분에 관하여는 당사자 간의 약정으로 정하는 계약으로서, 형식에서는 임대차계약과 유사하나, 그 실질은 대여시설을 취득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에 관한 금융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본질적인 내용으로 하는 물적 금융이고 임대차계약과는 여러 가지 다른 특질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는 민법의 임대차에 관한 규정이 바로 적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6.08.23. 선고 95다51915 판결 임대보증금반환).


축구 선수 계약, 특히 프로축구 선수 계약은 일률적으로 전형계약인 민법상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으로 보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선수 계약에 의해 선수는 경기에서 자신의 운동능력을 발휘하여(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보수를 지급 받는다는 점에서는 민법상 고용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제655조). 

한편, 도급계약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수 계약에 선수가 단순히 경기 출전 외에 승리나 일정한 기록을 달성한 경우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약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는 민법상 도급계약에서 말하는 ’일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제664조). 

선수 계약의 법적 성격과 관련하여 선수와 소속 클럽의 축구선수로서 경기 출전에 대비한 훈련과 경기 출전이 주된 임무인 도급적 성격이 짙게 깔린 비전형 무명계약이라고 본 하급심 판례가 있다(서울민사지법 1985. 4. 3. 선고 84가합1302 손해배상청구). 이 판례는 프로축구선수 전속계약은 단순한 근로계약이 아니라 도급적 성격이 있는 비전형계약이므로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예정에 관한 약정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조항이 위 계약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프로축구 선수의 법적 지위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면 선수 계약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다. 근로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성이 프로축구 선수에게 인정되는지를 쟁점으로 다룬 판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다음 기재 부산지방법원 판결은 프로축구클럽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프로축구 유소년팀 감독 근로자성 인정** 

부산지방법원은 2025. 3. 12.경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가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원고인 감독과 코치는 부산 아이파크 유소년팀에서 각각 14년, 10년간 일했다. 두 사람은 구단과 근로계약이 아닌 전속계약을 체결했고, 구단은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보고 사업소득세를 원천 징수했다. 또한 이들은 4대 보험(고용보험ㆍ국민건강보험ㆍ국민연금ㆍ산재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일을 그만두면서 자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구단에 미지급 퇴직금, 연차유급휴가수당, 주휴수당을 지급하라고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들이 구단과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더라도 겸업이 불가능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면서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은 감독ㆍ코치 업무 외에 구단이 요구하는 각종 부수업무를 수행했고, 외부 일정이 없으면 구단 사무실에 오전 9시까지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업무를 했다"며 "외부 출장 시 별도의 출장 신청서를 쓰고 구단의 승인을 받아야 했고, 구단의 규정이나 계약을 위반하면 1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해 종속성이 인정된다"고 했다(노동법률, 「법원, 프로축구 유소년팀 감독 근로자성 ‘인정’...“퇴직금 지급해야”」, 2025. 3. 27.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accessSite=Naver&accessMethod=Search&accessMenu=News&in_cate=122&in_cate2=0&gopage=1&bi_pidx=37780, 검색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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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프로야구 심판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2003. 11. 5. 전직 프로야구 심판 A 씨가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에서, 근로자 해당 여부는 계약 체결 형식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로부터 임금을 받으며 실질적으로 종속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A 씨는 경기 출전 수에 관계없이 확정된 연봉을 받는 점, 경기 참가 및 복장 등에 대해 KBO 총재의 지시를 복종해야 하는 점 등에 비춰 계약 기간에는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동아일보, 「법원 "프로야구 심판도 근로자다"」2003. 11. 6. https://www.donga.com/news/amp/all/20031106/7998708/9, 검색 2025. 1. 15).

 

《전속계약》

선수 계약은 이른바 ’전속계약‘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한 클럽과 선수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다른 클럽과 선수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이른바 이중 선수 계약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FIFA와 각국 축구협회 규정이 명기하는 사항이다.

FIFA RSTP 제5조 제3항은 ’선수는 한 번에 하나의 클럽에만 등록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이중 등록을 금지하고 있다. KFA 등록규정 제3조 제1항 본문도 ’선수는 하나의 팀으로만 등록할 수 있다. 단, 동호인 축구 성인팀에 한하여 각 대회규정에 의거하여 각 시도, 시군구 연합팀의 대회출전은 가능하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원칙적으로 이중 등록을 금지한다.

프로축구연맹 선수규정에는 이중등록 금지에 관한 조항이 없지만, 「상벌규정」 별표1 ’유형별 징계기준‘의 징계사유(8. 프로계약 위반, 가. 클럽과 선수의 계약 위반, (1) 이중계약 또는 이면 계약)로 클럽과 선수의 이중계약을 명기하고 이중계약에 대해서 선수에게 5년간 K리그 등록금지 등을, 클럽에는 1년 이내의 선수 영입 금지 등을 규정함으로써 이중등록을 금지하고 있다.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 예정**

서울민사지법 1985.04.03. 선고 84가합1302 제8부 판결은 프로축구선수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 체결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조항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부정하였다. 

“프로축구선수 전속계약의 법적 성격도 단순한 근로계약이 아니라 축구선수로서 경기출전에 대비하는 훈련과 경기출전만을 임무로 하는 도급적 성격이 짙게 깔린 비전형 무명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전형적인 근로계약을 그 규율 대상으로 하여 근로자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근로조건을 결정하게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려고 하는 입법취지를 거친 근로기준법이 이 사건과 같은 선수 전속계약에 획일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할 것이며, 그중에서도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계약체결시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약자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약정을 함으로써 초래되는 강제 근로를 방지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인데, 위와 같은 계약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일반근로자와 같은 약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에서 본바와 같은 선수 등록규정상 아마추어 일반팀에 등록된 선수도 2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선수 임의로 소속팀을 변경할 수 없음이 분명하므로 위와 같이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한 위 계약을 피고가 이행하지 않은 경우 위와 같은 손해배상의 예정을 하였다고 하여서 피고의 이적의 자유가 부당하게 제한된다고 볼 수도 없을 것이니 이 사건 선수 전속계약과 같은 비전형계약에 근로기준법 제24조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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